새로운 經濟政策 패러다임의 摸索



1999. 6. 18



全 哲 煥
韓國銀行 總裁

< 차 례 >


Ⅰ. 머리말 1

Ⅱ. 經濟패러다임과 經濟發展의 關係 2

Ⅲ. 우리 經濟의 패러다임 變更 必要性 4

Ⅳ. 經濟現實과 經濟成長에 관한 새로운 理解 6

1. 인간의 본성과 현실적인 경제상황 7
2. 경제성장의 과정 : 바람직한 인간행위의 유도 8

Ⅴ. 앞으로의 經濟政策 方向 11

1. 정부의 경제적 역할 재정립 11
2. 시장경제체제의 확립 13
3. 시장친화적 정책집행방식의 도입 15
4. 안정적 거시경제여건의 조성 16

Ⅵ. 맺음말 18

<참고문헌> 19

Ⅰ. 머리말

□ 그 동안 국가부도에 직면한 위기 앞에서 모든 경제주체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우리 경제는 이제 외환위기로부터 어느 정도 벗
어나 성장궤도로 진입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

― 이 단계에서 앞으로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다시 생각해 보아
야 하겠음

□ 돌이켜 보건대 우리가 외환위기를 겪은 것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
약성을 극복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음

― 경제가 양적으로 확대되었고 구조적으로 복잡해진 데다 경제여건이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경제구조의 효율화와 같은 새로운 과제가 대두
되었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응방식은 과거 개발연대와 크게 달라지
지 않았음

ㅇ 경제문제가 대두되면 정부가 나서서 수급을 조절하거나 가격 등의
변경을 통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음

□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인식방법
부터 구체적인 정책수단의 동원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경제문제 해결
방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봄

― 오늘은 이 같은 관점에서 우리나라 經濟政策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 보고자 함

Ⅱ. 經濟패러다임과 經濟發展의 關係

□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에 관한 논의를 패러다임의 의의, 경제패러다임
과 경제발전과의 관계 등으로부터 시작하고자 함

<패러다임의 意義>

□ 항간에서는 패러다임을 체제나 시스템 등과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하
는 경향이 있으나 엄밀한 의미의 패러다임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共感하고 있는 基本理論이나 信念을 기초로 하여 공통적으로 행하는
일련의 행위 유형을 뜻함

― 사람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사물과 현상을 접하는 과정에서 問題를
찾아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方案을 모색한 다음 구체적인
手段을 강구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음

― 패러다임은 이러한 인간의 행위 중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
는 현상을 보는 觀點(또는 視角) 과 그로부터 연유하는 일련의 문
제해결방법을 포괄하는 개념임

ㅇ 패러다임은 사회구성원들에게 사물을 보는 관점 및 시각과 문제
를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기초로 구체적인 문제해결방
법까지 제공하는 역할을 함

□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개념을 경제에 적용하면 經濟패러다임은 한 경
제를 구성하는 각 경제주체들이 공감하고 있는 基礎經濟理論과 이를
바탕으로 한 問題解決類型으로 정의될 수 있음



<經濟패러다임이 經濟發展에 미치는 影響>

□ 패러다임을 처음으로 개념화한 미국의 과학철학자 Thomas Kuhn에
따르면 패러다임도 상황에 따라 변화함

― 기존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기본이론이 설명하지 못하거나 문제해결
방식을 제시하지 못하는 異例的 狀態(anomaly)가 발생할 수 있음

― 이례적 상태가 지속되면 이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나타
나고 이 이론을 確認(verification)하고 실제로 適用(actualization)하
는 과정을 거쳐 사회구성원들이 널리 활용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됨

―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그 사회의 문제해결능력이 개선되고 나
아가 그 사회가 발전함

□ 經濟發展은 경제문제를 해결한 결과로서 나타나고 경제현상을 인식하
는 틀인 경제패러다임이 경제문제의 해결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경
제발전(또는 경제성장)은 경제패러다임에 의해 결정된다 하겠음

― 새롭게 대두된 經濟問題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례적 상황이 지속된
다면 그 경제는 위기에 직면하고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임

― 특히 요즘에는 한 나라의 경제문제 해결능력이 곧 國家競爭力이 될
정로로 경제패러다임과 경제발전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다 하겠음

ㅇ 최근의 경제상황은 기술진보속도가 빠르고 사람들의 욕구가 다양해
지면서 기존의 경제이론과 관점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례적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반면 남들보다 빨리 문제를 해결한 경우에는 경제적
성과를 독점적으로 누리고 반대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잃고 마는
超競爭(mega-competition)時代라 할 수 있음
Ⅲ. 우리 經濟의 패러다임 變更 必要性

□ Thomas Kuhn의 패러다임 이론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IMF위기는
우리가 경제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례적 상황이 지속
된 결과로 나타난 일종의 知的 危機라 할 수 있음

― 즉 IMF위기는 경제여건의 변화 등에 걸맞게 우리 경제의 운용방식
도 과거와 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문제해결방식을 답습
함으로써 초래된 것으로 볼 수 있음

□ 과거 우리나라는 자원과 자본이 빈약한 상태에서 경제개발을 추진하
면서 政策對象部門을 정하고 이 부문을 바람직한 상태로 유도하기 위
하여 資源을 우선적으로 配分하거나 지원하는 정책을 택하였음

― 이러한 경제문제 해결방식은 경제규모가 작고 구조가 간단하였던
개발연대 초기에는 유효한 면도 있었음

□ 그러나 경제가 量的으로 확대되고 構造 면에서도 복잡해지면서 그 유
효성이 약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였음

― 경제구조의 복잡·다기화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문의 선정을
어렵게 하였음

ㅇ 특히 경제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미래 예측을 정확하
게 하지 못하므로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 가능성이 높아짐

― 또한 정책대상부문에 대한 지원적 성격의 자원배분은 궁극적으로는
그 부문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옴

□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시장경제원리의 도입 등을 추진하기도 하
였으나 실제로는 우리의 경제문제 해결방식에 큰 변화가 없었음

― 민간의 창의를 중시한다고 하면서도 政府主導의 經濟運用方式이 지
속되어 왔음

― 한편 민간부문 특히 기업들은 자체적인 효율성 제고 노력보다도 각
종 要素價格의 引下 등을 요구하였음

ㅇ 민간 경제주체들은 자유화의 논리에 입각하여 정부의 시장개입을
반대하면서도 경제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정부가
개입하여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주길 바라는 모순을 보이기도 함

□ IMF위기는 이와 같이 경제문제 해결방식을 적절히 변경하지 못한 데
서 비롯된 것임

― Kuhn이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이론(패러다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
석하였듯이 경제가 위기를 겪은 지금이 經濟問題 解決方式을 근본
적으로 變化시킬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임

□ 경제현상의 해석, 경제문제의 인식 등 경제에 대한 우리의 근본적인
시각이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 경제주체들의 문제해결방식에
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

― 만일 경제주체들의 문제해결방식이 과거와 같다면 현재 추진중인
IMF/IBRD 개혁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구축되더라
도 얼마가지 않아 또 다시 과거의 상태로 복원될 수밖에 없을 것임

⇒ 패러다임 變更이 필요한 理由는 앞으로 현재와 같은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경제주체들의 問題解決方式을 근본적으로 變化시킬 必要
가 있기 때문임

Ⅳ. 經濟現實과 經濟成長에 관한 새로운 理解

□ 經濟現象이나 經濟問題를 종전과는 다른 시각에서 인식하고 이에 기
초하여 새로운 문제해결방식을 찾는 것이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의 요
체라 하겠음

― 경제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경제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데다
경제의 양적 확대와 질적 심화가 이어짐으로써 不確實性이 크게 증
대된 데 기인함

― 따라서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은 급변하는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와
인간이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경제이론
을 바탕으로 하여야 함

ㅇ 또한 그 이론은 개인의 경제행위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의 성과와
변화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함

□ 패러다임을 결정하는 요소가 다양한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
는 데 하나의 경제이론에만 의존할 수는 없음

― 따라서 경제패러다임을 좀 더 완벽하게 모색하기 위해서는 철학이
나 역사학, 사회학 등 여타 학문의 이론을 원용할 필요가 있음

― 그러므로 앞으로 말씀드릴 내용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볼 때 완벽하
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함

ㅇ 다만 이 자리에서 부연할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에 필요한
이론을 선택하는 데에는 學問的 優越性(형식적 합리성)보다는 現
實適合性이나 現實說明力(실체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임

1. 人間의 本性과 現實的인 經濟狀況

□ 경제는 인간의 경제적 행위를 기본으로 하는 여러 사회현상 중의 하
나임

― 따라서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人間의 本性과 人間의 行爲에 관
한 탐구가 선행되어야 함

― 현대 경제학 이론들도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는데 즉 인간을 利己的(self-interested)이고 合理的(rational)인 존
재로 가정하고 있음

ㅇ 이 가정을 전제로 개별 경제주체가 이윤극대화(또는 효용극대화)
를 위해 생산과 소비활동을 영위하고 그 결과 시장에서 균형이
이루어짐으로써 안정적 상태(stationary state, 定常的 狀態)가 유
지되는 것으로 분석함

□ 그러나 현실경제는 기존 경제이론에서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可變的
(a state of flux)이고 不均衡 狀態라 할 수 있음

― 예를 들면 어느 시장을 막론하고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경
우가 많고 또한 여건의 변화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수시로 변함

― 이와 같이 현실경제가 가변적이고 불균형 상태에 있다는 것은 시장
메커니즘의 작동을 방해하는 알력(slacks, frictions)이 항상 존재한
다는 것을 의미함

ㅇ 다시 말해서 인간의 경제활동에는 불확실성이 수반하고 있음을
의미함

□ 경제가 현실적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는 與件이 변화하기 때문
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더 큰 요인은 인간의 本性에서 찾을 수 있음

― 인간은 단순히 利己的인 수준을 넘어 경제 상황이 변하면 자기 몫
을 챙기기 위한 교활한 행위 (self-interest seeking with guile)도
서슴지 않는 기회주의(opportunism)적 속성을 가지고 있음

― 게다가 인간은 미래의 경제상황 등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므로 경
제활동 예컨대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거래상대방의 약속 불이행 등
不確實性(uncertainty)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

2. 經濟成長의 過程: 바람직한 人間行爲의 유도

□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가변적이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邪惡한
人間들이 경제발전을 달성해왔는데 그 과정을 규명하는 것이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임

― 불확실성에 대해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가가 곧 경제발
전의 과정이라 할 수 있고 그 원리가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형성
하는 데 반영되어야 함

□ 경제발전 과정을 단 몇 마디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불완전한 경제현실에서 인간의 경제행위가 바람직한 차원에서 이루
어져야만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얘기할 수 있음

― 인간은 자유방임 상태에서 私的 利益만을 추구하기 위하여 자기 마
음대로 하는 경우 오히려 경제가 붕괴되기도 하는 만큼 어떻게든
그 행위가 규율될 수 있어야 경제성장이 가능함

― 즉 인간의 행위를 규율 또는 규제함으로써 불확실성의 경제상황을
확실성의 세계로 바꾸는 과정이 있어야 사람들간의 거래가 확대되
고 그에 따라 경제가 성장 또는 발전해나갈 수 있음
□ 실제로 복잡한 구조로 짜인 現代 社會에서 인간의 행위는 진공상태에
서와 같이 자유자재한 것이 아니라 온갖 制度的 틀(institutional
setting)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음

― 현실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제도(institution)가 중요한 역
할을 하며 1993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Douglas North 교수는 특
히 이 점을 중시하였음

□ 제도는 인간의 불완전성 즉 기회주의적 속성과 제한된 합리성, 그리
고 가변적인 경제상황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줄이
기 위하여 거래당사자가 고안해 낸 장치라 할 수 있음

― 제도에는 법률과 같은 公式制度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상호간의
자율적 규제나 전통과 관습, 문화나 윤리 등 非公式制度도 포함함

― 交通信號燈이 운전자의 행위를 제약함으로써 交通흐름을 원활하게
하듯이 制度는 경제행위가 일정한 틀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경제주
체의 行爲를 制約함으로써 거래를 성사시키고 나아가 거래규모를
확대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이익(benefit)을 가져다 줌

□ 경제시스템은 인간의 경제행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제도로 구
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음

― 효율적인 제도의 구성을 통해 바람직한 인간의 행위를 유도하면 경
제가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경제가 퇴보할 수도
있음

⇒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 경제에서는 경제시스템을 구성하
는 各 制度의 效率과 相互結合關係를 개선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음

<참고>
홉스의 인간관과 국가의 이해

ㅇ 이 강연에서 논의한 인간의 본성과 제도의 형성과정은 토마스 홉스(T. Hobbes) 의 인간본성과 국가에 대한 이해와 흡사한데 참고로 홉스의 人間觀과 國家觀을 소개하고자 함

ㅇ 홉스는 인간사회를 이해하려면 그 구성원인 개인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보고 인간의 본성에 관해 탐구하였음

― 홉스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상태 에서 아무 것으로부터 구속받지 않으며 오직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임

· 홉스는 자연상태의 인간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을 하기 때문에 인생이 고독하고 가난하며 추악하고 야만스러우며 짧다. 고 표현하였음

ㅇ 홉스가 이러한 자연상태의 인간을 묘사한 것은 정부나 사회가 어떻게 성립하고 존재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음

― 인간은 자연상태로만 살게 되면 피폐해지므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여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도모함

· 즉 사회는 이기적 인간들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체결한 契約體 라 할 수 있음

― 이러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타인과 경쟁하며 때로는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남을 도와주기도 함

ㅇ 홉스는 정부의 존립근거를 인간이 본디 이기적이기 때문에 사회를 형성하는 계약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데서 찾았음

― 사회를 구성하는 계약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법에 의해 강제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음

―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는 군주(정부, 국가)는 개인이 양도한 힘을 바탕으로 만인의 투쟁 상태를 종식시키는 평화를 보장해줌

ㅇ 한편 군주는 절대권력을 갖기보다는 개인이 위임한 권리의 범위 내에서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

― 따라서 군주가 개인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개인은 군주에 대하여 충성을 하지 않거나 권리위임을 철회할 수도 있음

자료: 최용철(역)(1996) 『인간본성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 pp. 19-42.

Ⅴ. 앞으로의 經濟政策 方向

□ 이러한 경제현실과 경제시스템의 구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의 경
제정책은 과거와 같이 수급상황과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민간 경제주체들이 바람직한 경제행위를 하도록 제도를 도입
하고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임

― 한편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경제환경에 신속히 적응하려면 시장경
제체제를 조속히 확립하여야 하겠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경제윤리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하겠음

1. 政府의 經濟的 役割 再定立

□ 經濟政策은 정부의 행위이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정책대상인 經濟現實 뿐만 아니라 정책주체인 政
府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형성하여야 함

□ 民主主義國家에서 민간이 정부의 형태를 선택하고 정부에게 기능을 부
여하기 때문에 정부는 강제력을 갖는 고정적인 실체라기보다는 민간의
필요에 의해 그 성격이 규정되는 機能的 組織體(일종의 제도)에 가까움

― 따라서 政府는 민간부문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민간이 수행해서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나아가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제
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함

□ 이러한 시장과 정부의 보완적 관계는 하버드大의 Shleifer교수와 시카
고大의 Vishny교수가 새로운 정부역할의 모델로 제시한 움켜잡는
손 모형(grabbing hand model) 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음


― 정부 역할에 관한 견해는 사회주의식 통제경제체제를 제외하더라도
Adam Smith의 古典的 自由主義 모델과 Keynes의 介入主義 모델로
나눌 수 있음

― 그러나 움켜잡는 손 모형 에서는 정부가 市場制度의 創設과 秩序
維持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되 시장구조나 가격 결정에 영향
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봄

ㅇ 따라서 이 모델은 정부가 공식제도의 창설과 운용을 통해 전반적
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고전
적 자유주의 모델과 다르며

가격이나 수급상황에는 영향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총수요 등을 직접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Keynes 모델과도 차이
가 남




최근의 추세




□ 정부도 경제시스템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그 경제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음

― 한편 외환위기를 초래한 근본 요인은 개발연대 이래 이어져 내려온
정부의 보호 아래 개별 경제주체들이 경제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대
처함으로써 그 체질이 약화된 것이라 하겠음

□ 따라서 앞으로는 시장경제원리를 충실히 따를 수 있도록 정부의 경제
적 역할을 재정립하여야 하겠음

― 즉 경제문제를 정부가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제도개선 등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바람직한 행위를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겠음

ㅇ 특히 경제주체들의 도덕해이(moral hazard) 등 불합리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공식제도를 설계하고 고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나가야 할 것임

⇒ 앞으로 경제정책은 政策對象部門의 特性과 關聯制度의 機能 등을 감
안하여 경제주체의 행위를 합리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하겠음

2. 市場經濟體制의 確立

□ 시장경제체제가 경제의 효율 확보에 필수적임에도 그 동안 우리나라는
정부주도로 개발계획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市場經濟
體制를 확립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주요 과제라 하겠음

―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먼저 민간의 創意的 行爲가 나타
날 수 있도록 아직도 남아 있는 정부주도 경제개발계획의 잔재(규
제)를 해소하는 일, 즉 자유화를 강력히 추진할 필요가 있음
□ 그러나 단순히 자유화를 추진한다고 해서 시장경제체제가 성립되기는
어려움

―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 변화, 法制의 변경 등과
아울러 시장경제에 필요한 倫理觀이나 市場規律(market discipline)
의 확립이 필수적이라 하겠음

□ 시장경제체제가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붕괴로 그 우월성이 검증되었다
고는 하나 시장경제체제의 구축이 쉽지 않음

― 시장경제체제간에도 경제성장 면에서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경제체제를 갖춘 국가라 하더라도 국별로 시장의 발전 정
도, 사회·경제제도, 경제주체들의 의식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임

ㅇ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함에 있어서 이러한 요인들을 충분히 반영하
여야 시장경제체제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음

□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경제발전 動因을 탐구한 Edward Luttwak의
저서 Turbo Capitalism"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함

― Luttwak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자유로운 기업활동에서 찾았으나
이는 필수조건에 불과하고 다른 부대조건이 충족되어야 함을 강조
하였음

ㅇ 즉 시장경제체제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자유로운
기업경영풍토 외에 엄격한 法治 體制, 근검절약, 자기책임, 부의
축적을 도덕적 성취로 인식하는 淸富主義(Calvinism) 등이 있었
기 때문에 발전한 것으로 분석하였음


― 이러한 요건이 결여된 상태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를 표방하여 자유
화, 세계화를 추진한다면 경제적 위기나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

⇒ 시장경제체제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경제가 균형으로부터 극심하
게 이탈하지 않도록 균형회복력을 갖출 수 있는 장치 즉 시장경제체
제에 적합한 道德律이나 規律을 보강하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하겠음

3. 市場親和的 政策執行方式의 導入

□ 종전에는 경제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빠르고 신속한 의사결정, 한번
결정한 정책의 저돌적 추진 등을 중시하였음

― 경제상황이 가변적이라는 점과 정책당국자도 불확실성 문제에 직면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경제정책의 집행방식도 달라져야 하겠음

□ 새롭게 인식한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감안하면 경제정책은 주로 公式
制度를 도입하고 고치는 형태로 나타나고 그 영향은 지대할 뿐만 아
니라 오랫동안 지속됨

― 따라서 정책결정은 長期的 觀點에서 신중하게 내려야 하고 그 정책
의 一貫性을 유지하여야 함

― 또한 정책은 대상이 되는 민간 경제주체나 시장이 따를 때 그 효과
를 발휘할 수 있으므로 정책이 시장으로부터 信賴(credibility)를 얻
는 것이 중요함

ㅇ 정책의 신뢰성을 얻기 위해서는 당국자가 시장의 屬性과 行態를
정확히 이해하여 시장움직임(market force)에 부합하는 정책을 펴
야 함과 아울러 정책결정과정을 透明하게 공개하여 정책당국의
의도를 시장에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음
4. 安定的 巨視經濟與件의 造成

□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를 부양하는 등 거시정책수단으로 경제성장을 추
구한 적이 많았음

― 그러나 경제성장이 경제시스템을 구성하는 각종 요소의 效率과 그
構造變化의 結果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거시정책에 의한 성
장추구는 단기적 효과밖에 거두지 못함

□ 거시정책에 의한 단기성장추구는 政策當局者의 制限된 合理性으로 인
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기 마련임

― 인플레이션은 여러 경로를 통해 장기 성장경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총수요의 무리한 확대 등 거시정책에 의한 단기 성장목표의
추구는 바람직하지 않음

□ 특히 현대의 分業·專門化 社會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제도인 財産權
制度와 通貨制度의 動搖를 뜻하는 인플레이션은 그 부작용이 심대함

― 인플레이션은 不確實性 增大로 거래위축을 가져오고 경제주체들의
일하고자 하는 의욕을 약화시키는 否定的 誘因體系를 구조적으로
고착시킬 수 있음

― 또한 인플레이션은 相對價格의 歪曲으로 투자를 그릇된 방향으로
유도하여 비효율적인 경제구조를 형성하고 그러한 구조의 시정을
어렵게 함

― 더욱이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하였다는 사실은 거시적 측면에서 정부
의 經濟管理能力이 의심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인플레
이션은 政府(또는 중앙은행)의 信賴 상실을 뜻함
ㅇ 정부의 신뢰성이 상실된 상황에서 외생적 충격이 발생하고 각 경
제주체가 부정적인 시각에 따라 행동하면 經濟危機로 이어질 수
있고 그에 따른 시스템의 붕괴와 경제성장의 퇴보는 그 폐해가
지대할 수밖에 없음

⇒ 효율적인 경제체제를 확립하는 기초 여건을 조성한다는 관점에서 安
定基調를 維持하는 것이 巨視經濟政策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겠
으며 거시경제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韓國銀行은 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


Ⅵ. 맺음말

□ 본 강연에서는 새로운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모색 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필요한 새로운 경제정책의 방향을 생각해 보았음

― 그 요지는 우리 경제의 구조 및 경제여건의 변화 등을 감안할 때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재정립하고 시장경제체제를 확립하여 市場
親和的 經濟政策을 펴나가야 한다는 것임

□ 강연을 끝내기 앞서 한가지 더 말씀드릴 것은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 안주하지 말고 우리 經濟의 效率化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임

― 이제는 外國의 制度를 단순히 移植하기보다 우리가 필요한 제도를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구축하는 능력을 확보하여야 할 단계이기 때
문에 각 부문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효율적인 제도를 찾기 위한 다
양한 노력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하겠음

ㅇ 이러한 능력을 배양하여야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不景氣나 經濟
環境의 變化에 우리가 스스로의 능력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임

□ 한편 경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론
에 입각하여 여러 유형의 경제정책 패러다임들이 제시되는 것이 중
요하다고 생각함

― 이 강연을 통해 새로운 경제정책 패러다임에 관한 硏究를 촉진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면 그 의의는 참으로 크다고 생각함

□ 경청하여 주셔서 감사함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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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철환 한은총재의 독서에세이 : 움켜잡는 손 : 정부의 병리와 그 치유, 한국경제신문, 1999. 3. 25.

, 전철환 한은총재의 독서에세이 : 경제학 방법론 , 한국경제신문, 1999. 5. 13.

최용철(역), 『인간 본성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 서울 : 자작나무, 1996, (원저 : Roger Trigg(1988), Ideas of Human Nature).

Luttwak, Edward, Turbo Capitalism : Winners and Losers in the Global Economy, New York : Harper Collins, 1998.

Shleifer, Andrei and Robert W. Vishny, The Grabbing Hand : Government Pathologies and Their Cures, Cambridge, Massachusetts : Harvard University Press,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