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승씨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니 상근자들이 맘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아쉬웠어요. 일과성 지원만 있을 뿐이었죠. 고민 끝에 제가 직접 시민운동을 지원하는 기업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

학생운동권 출신의 30대 시민운동가가 벤처 사업가로 변신, 남북 협력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하나비즈 대표 문광승(文光承.38)씨가 그 주인공.

文씨는 광주 금호고 3학년 때인 1980년 광주사태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것을 계기로 학생운동에 본격 투신하게 됐다. 83년 여러 건의 시위 주도 혐의로 붙잡혀 강제징집당한 그는 제대 후 인천에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사회가 점차 민주화되면서 한동안 운동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96년 경실련에 합류, 조직부국장.경제정의연구소 사무국장 등을 맡으며 경실련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4월 경실련 내분 사태를 겪으며 경실련을 떠난 文씨는 그 해 9월 '함께하는 시민행동' 창립멤버로 인터넷 시민운동이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등 최근까지 시민운동계의 '아이디어 뱅크' 로 활동해 왔다.

그가 남북 경협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말. 마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금강산국제그룹 등과 뜻이 맞아 지난 4월 합작 벤처회사를 차렸다.

회사명도 '남북이 하나되는 비즈니스' 라는 뜻에서 '하나비즈' 로 지었고 당초 계획대로 그의 지분 20%는 '함께하는 시민행동' 의 공익 지분으로 명시해 놓았다.

시민운동을 하던 열정을 바탕삼아 맹렬히 북측 인사들과 접촉해 온 文씨는 넉달도 채 안돼 신의주와 중국 단둥 지역에 1만2천평 규모의 대규모 남북 합작 IT밸리를 조성키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文씨는 다음달 초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막상 사업을 해보니 결코 쉽지가 않더군요. 시민운동 할 때는 뜻과 열정만 통하면 서로 쌈짓돈이라도 털었지만 사업은 무엇보다 '돈궁합' 이 맞아야 했습니다. 처음엔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

남북한의 문화적 격차도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었다. 남측은 '돈' 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북측은 '장군님' 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던 것. 그는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던 게 돌파구가 됐다" 고 말했다.

"경협이 활성화되면 전쟁 억지력도 커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 이라는 文씨는 "시민운동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데에도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다" 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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